술 깨고 나니 준강간 고소, 그날 밤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 요약
성관계 당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가 중요
직접 걸어가거나 대화한 모습이 있어도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없음
조사 전 상대방의 상태 변화와 그에 따른 자신의 행동을 시간순으로 정리 필요
1. “어제 일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함께 술을 마신 뒤 성관계를 가졌는데, 다음 날 상대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본인은 서로 대화도 했고 함께 숙박업소에 들어갔으니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술에 취한 자신을 상대로 성관계를 했다며 준강간으로 고소합니다.
이때 두 사람의 주장은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기억이 없을 정도로 취해 있었어요.” vs “저와 대화도 하고 직접 걸어갔어요.”
2. 준강간은 ‘술을 마신 사람과 성관계한 경우’를 말하나요?
쉽게 말하면, 상대방이 성적 행위에 대해 정상적으로 판단할 수 없거나 거부하고 대응하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려운 상태였는지가 문제됩니다.
술에 취해 잠들거나 의식을 잃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완전히 의식을 잃어야만 준강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식이 일부 남아 있어도 정상적인 판단이나 대응이 어려운 상태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눈을 뜨고 있었다”, “몇 마디 말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판단을 끝낼 수 없습니다.
3. ‘블랙아웃’이면 준강간이 아니라는 말은 맞나요?
준강간 사건에서는 필연적으로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을 따져야 합니다.
블랙아웃은 음주로 당시 일을 기억에 저장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현상을 말합니다. 술에 취해 의식 자체를 잃는 상태와는 구별됩니다.
그렇다 보니 “기억만 안 나는 블랙아웃이라면 준강간이 아니다”라는 설명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제 사건에서 상대방이 단순히 기억만 못 하는 상태였는지는 다양한 정황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당사자가 “필름이 끊겼다”고 말한다고 해서 의학적으로 기억 형성에만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블랙아웃’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 사건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당시 실제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4. 직접 걸어가는 CCTV가 있으면 유리하지 않나요?
분명히 유리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두 장면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혼자 걸어서 목적지를 찾고, 이동 중 구체적인 대화를 이어갑니다.
다른 사람은 잠깐 혼자 걷기는 하지만 곧 중심을 잃고, 다른 사람에게 몸을 기대거나 반복해서 주저앉습니다.
두 경우 모두 한 장면만 떼어놓으면 ‘직접 걷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상태는 같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경우에는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라는 판단에 무게를 싫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5. 저는 상대방이 그렇게 취한 줄 몰랐는데요?
본인이 상대방 상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법률적으로는 ‘준강간의 고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취한 줄 몰랐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어떤 말을 했는지, 질문에 맞는 답변을 했는지, 이동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했는지, 성관계 직전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조사에서는 “멀쩡했다”, “많이 취했다”는 평가보다 실제로 보고 들은 말과 행동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기억이 객관적인 자료와 일치하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6. 준강간으로 고소당했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요?
당연히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그날의 일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특히 상대방의 상태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나의 행동 변화는 어떠했는지 조사 전 정리해야 합니다.
아래 자료들이 있다면,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확인할 자료 | 살펴볼 내용 |
|---|---|
술자리 결제내역과 동석자의 설명 | 언제부터 얼마나 마셨고, 어떤 상태였는지 |
이동 경로의 CCTV와 택시 이용기록 | 누구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 이동했는지 |
메시지와 통화녹음 | 어떤 대화를 나누었고 답변이 상황에 맞았는지 |
사건 직전·직후의 기록 |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
자료를 확인한 뒤에는 상대방의 당시 상태, 그 상태에 대한 본인의 인식, 성관계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를 내가 직접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